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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거울속의 단편 그리고... - 고수정展

 

Ko Soojung Solo Exhibition

 

 

 

세종대회화과_고수정_01.gif

▲ 고수정, 첼로

53.0x53.0cm, Oil on Canvas, 2018

 

전시작가 ▶ 고수정(Ko Soojung 高琇貞)

전시일정 ▶ 2019. 04. 10 ~ 2019. 04. 15

관람시간 ▶ Open 11:00 ~ Close 19:00

 

토포하우스(TOPOHAUS)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4

T. 02-734-7555

www.topohaus.com

 

 

 

나, 거울 속의 단편 그리고 나, 거울 속의 단편 그리고

 

주성열(예술철학)

 

미성숙한 사유와 허무한 상상

 

 고수정의 그림은 삶의 여정 속에서 건져 올린 핏줄 같은 경험을 ‘미성숙’과 ‘허무’로 버무린 우스꽝스러운 우화로 가득하다. 위트와 유머로 재현해 관념적이지 않아 접근이 쉬워 보이지만 화가의 내밀한 사유와 감정의 정직함, 그리고 삶에 대한 바늘처럼 신랄한 응시를 이해하는 일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러므로 그림 속 이미지를 화가의 삶과 포개려는 시도는 해석의 즐거움이 증발하는 조건이니 포기할 것을 권한다. 화가는 작품이 자신의 삶을 대리하는 알레고리로서 정직하게 읽혀지길 바라겠으나 허위와 환상의 목발을 짚고 사는 주인공들의 숨기고 싶은 진실이 불현 듯 박힌 가시처럼 거북하고 불편해질 수도 있음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림은 그가 있던 자리에서 막 시작된 삶의 단편으로, 모호하고 잠재적인 기호를 내재한다. 정신적인 위기에서 부지불식간에 만나게 되는 불가피한 느낌들이나 지극히 익숙한 일상 가운데서 엉긴 감정들을 말라 도드라진 흔적처럼 배치한 이전의 그 무엇들이다. 단순한 일상을 재구성했지만 환상에 눈먼 자들에겐 무사유를 일깨우는 낯선 마주침일 수 있으나 당황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잠든 아이를 깨우지 않으려고 정성으로 안고 있는 듯한 따스한 기류 또한 놓치면 안 된다.

 

 고수정은 일상이라는 반복적인 삶의 영역을 지키면서 실존의 의미에 천착하는 화가로 보인다. 삶의 가치에 닿으려는 간절함을 지니고 개념화된 이미지보다는 시적인 감수성에 주목하면서, 강보에 쌓여 안락함에 마비된 자들은 결코 눈뜨지 못한다는 진실을 전하고자 한다. 미성숙한 주인공들은 배내옷과 이중 턱 그리고 뚱뚱한 몸을 가지고 환상으로 부푼 허망한 꿈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진다.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거나 인지부조화의 모순된 태도, 혹은 분수에 맞지 않아 심리적으로 답답해하는 이중 턱의 이미지나 강보의 의미는 특히 흥미롭다.

 

 화가는 모호한 감정으로 구현된 미학의 가능성에 눈을 뜨고, 진지하게 탐색하는 중이다. 탐색의 결과가 개념화된 건조한 이미지보다는 따스하고 울림이 있는 표현과 시적인 울림으로 지속되길 바란다. 낮은 조명이라고 침침한 것은 아니다. 떠난 길 끝에서 만나는 작은 돌이 가진 시간의 깊이와 무게는 측정할 수 없지만 일생을 구르다 가벼워졌고 차갑게 식어 움직이지 않을 감정은 남았을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화가는 사소한 생명이건 사물이건 그것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깊은 시각을 가졌다. 용기를 내어 자유를 얻은 화가에게 먼 곳의 풍경도 아주 가까운 내 안의 풍경이 된다. 사람이나 첼로의 목이 가는 이유는 목을 졸라야만 음이 나오는 까닭이다. <첼로>는 첼로 케이스에 있을 때가 가장 편안하다. 강보에 쌓여 요람에 누워있는 미성숙한 인간처럼. ⓒ

 

 

세종대회화과_고수정_02.gif

▲ 고수정, 꽃바구니

72.7x60.6cm, Oil on Canvas, 2019

 

 

<꽃바구니>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처럼 꿈과 현실의 이중적인 이야기가 대응한다. 무거운 몸을 지탱하던 짧은 다리가 허공을 향해 있어 보이지 말아야 할 배를 드러낸다. 다리는 이제 지긋지긋한 몸무게로부터 벗어났지만 헛된 현실이 주는 허위의 찬사와 꽃다발의 위로에 취해 일시적인 쾌감 뒤에 오는 무의미한 죽음을 감지하지 못한다. 친절한 화가는 그의 고통과 죽음을 꽃으로 장식하고 레모네이드로 사자(死)나 산자(生)에게 잠시 갈증해소를 제공한다. 뒤집혀진 공간 속에서 자유로운 네 개의 다리는 허공을 향해 자랑스럽게 용기를 보였지만 깨어나지 않을 무덤처럼 그 꿈은 고요하다. 묘비명에 화가는 ‘반전된 공간을 위하여’라고 새긴다. 정직함이 감내하기에는 어렵고 불편한 상황이다.

 

 

 

세종대회화과_고수정_03.gif

▲ 고수정, 갈라진 손톱

72.7x60.6cm, Oil on Canvas, 2019

 

<갈라진 손톱>에서 설거지를 앞둔 주인공은 오른 손 검지에 반창고 대신 푸른 테이프를 허술하게 붙였다. 그리고 물이 닿아 쓰리고 아픈 고통을 핑계로 잠시 박쥐로 변신해 거꾸로 매달려 휴식을 취한다. 가족들도 모르는 화가의 이 앙큼함은 카프카의 「변신」의 주인공보다 흥미롭다. 꿈의 상징 언어를 통해 현실에서의 고통을 기이한 꿈으로 대체하면서 자유로운 먼 공간을 동경하는데 유일한 목격자인 반려견 ‘깡이’는 화가를 대변하는 기호로 또 다른 풍경을 상상한다.

 

 

 

세종대회화과_고수정_04.gif

▲ 고수정, 무정란

72.7x60.6cm, Oil on Canvas, 2019

 

 

<무정란>이란 작품은 매일 스스로 설정한 알을 낳는 멍청한 닭의 이야기다. 매화는 만발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그를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어리석은 봉황의 질투도 있다. 뒤범벅이 된 수정된 알들은 무정란이며, 저편의 인간들은 근심어린 표정으로 무모한 꿈을 꾸는 닭을 주시한다. 신에게 드리는 기도가 무심하게 전해지고 사태의 심각함을 알리는 사쿠라 달이 뜬다. 꿈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 생명을 찾아 나선 어리석은 닭의 꿈은 수정란이 아닌 무정란 속에서 산산이 부서진다. 화가는 살아있음에 살아있는 것에 깊은 애정을 실천하고 검열한다.

 

 

 

세종대회화과_고수정_05.gif

▲ 고수정, 정원

130.3x97.0cm, Oil on Canvas, 2018

 

<정원>에서는 이중 턱과 비대해진 체구를 유지하던 공주님의 환타지와 탐욕스러움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잠자는 공주는 누가 봐도 제 몸에 맞지 않은 코스프레를 하고 꼼짝할 수 없는 상태로 백마 탄 왕자의 입맞춤을 기다리는 중에 떠났다. 꿈만 꾸는 자는 영원히 잠든 자일수도 있다. 기도를 하는 아낙네의 발밑에서 죽은 쥐가 그 사실을 전한다. 공주의 명복을 빌며 작가는 간혹 즐기던 차디찬 밀맥주 한 잔을 미리 따라 놓았을 것이다.

 

 

 

세종대회화과_고수정_06.gif

▲ 고수정, 겨울잠

60.6x60.6cm, Oil on Canvas, 2019

 

곰으로 변신한 주인공이 읽던 책을 시옷으로 덮고 포근한 잠에 빠진 설정 <겨울 잠>은 단단한 고체 상태의 몸이나 삶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다. 단단해진 아픔을 부드럽게 이끄는 치료나 담이 걸려 응어리지고 마비된 신체를 풀어주는 것도 꿀잠이다. 발끝에서 전해지는 온기로 반려견 ‘깡이’는 깨어있지만 아직 잠으로 처방받지 못한 주인공은 어설픈 꿈을 부른다. 권태로운 몽상가는 매혹적인 선율로 단단한 얼음 속에서 요정들이 나타나고 조화(造花)가 만발한 봄을 기다린다.

 

 

 

세종대회화과_고수정_07.gif

▲ 고수정, 쥐포의 몽상

130.3x97.0cm, Oil on Canvas, 2018

 

 

 

세종대회화과_고수정_08.gif

▲ 고수정, 시간을 닮은 여행

162.2x130.3cm, Oil on Canvas, 2018

 

 

 

 

 

 

고수정(Ko Soojung 高琇貞)

 

세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

 

개인전

6회 나, 거울속의 단편 (토포하우스)

5회 어떤......시 (토포하우스)

4회 꼭꼭 숨지마 (정수화랑)

3회 풍경... 사랑이 분다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2회 그리움으로 가는 나무 (경인미술관)

1회 길 위에 그리다 (31갤러리)

 

평창 동계올림픽성공기원 국제현대미술전 (삼탄아트마인 현대미술관)

마이애미리버 아트페어 (마이애미 컨버세이션센터)

위드 아트페어 (리츠칼튼호텔)

울산 아트페어 (울산 KBS홀) 

SOAF 서울오픈 아트페어(코엑스)

대한민국미술단체 페스티벌 (예술의 전당)

한국현대미술작품전 (중국 북경미술관)

등 단체전 다수

 

(사)한국미술협회

 

crystal__sj@naver.com 

blog.naver.com/crystal__sj

 

 

 

 

 


평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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